‘효율적인 복지소외계층 발굴·지원, 민·관 협력 필요’
‘효율적인 복지소외계층 발굴·지원, 민·관 협력 필요’
  • 김광호
  • 승인 2019.03.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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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보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충북경제 김광호 기자]= △ 송파 세 모녀사건이 보여준 복지 소외의 슬픈 현실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의 단독주택 지하방에 세 모녀가 죽음을 택하며 현금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와 남긴 글이다.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이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처음 발견한 집주인은 “1주일 전부터 방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만 나고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고 바닥에 놓인 그릇에는 번개탄을 피운 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방문도 침대로 막아놓은 상태였다. 기르던 고양이도 모녀 옆에서 함께 죽어 있었다. 봉투에 적힌 글을 본 임씨는 “정말 착한 양반이었는데…”라고 했다.

 

한국의 ‘부실한 사회안전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사건 이후 정부는 복지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국회는 소위 ‘송파 세 모녀법’을 통과시켰다.


비슷한 사건이 재발해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충북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41세 여성과 4세 딸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관리비 연체를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의 신고로 발견된 이들을 조사한 경찰은 숨진 뒤 수개월이 지난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후 별다른 수입 없이 남편이 남기고 간 수천만 원의 채무를 감당하고 있던 고인은 월세와 임대료·관리비는 물론 수도료와 전기요금조차 수개월 째 낼 수 없던 형편이었다.

 

그런데도 보증금 1억2500만원의 임대아파트에서 산다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 살기가 너무 어려워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유서에서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을지 느껴진다.

 

여전히 가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모녀가 또 다시 빈곤 때문에 죽음을 택해야 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송파 세 모녀의 죽음으로부터 5년이 흘렀고 그 사이 정권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세 모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축한 사회보장체계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을 개정한 맞춤형 급여 제도를 2015년 7월 시행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모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남편의 사망 사건 조사 때 경찰에게 여러 번 호소했다고 한다. 아이랑 둘이 살아갈 방법이 막막하다고 하였지만 경찰은 위로 이상의 말을 건넬 수 없었다. 남편과 함께 갚아나가던 수천만 원의 채무를 혼자 떠안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대상자 선정이 까다로워서 이런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죽느냐 사느냐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이웃에게 규정과 조건을 따지기에 앞서 먼저 손을 내밀어 그들을 수렁에서 건져내 주는 것이 우선이다.

 

제도와 규정 탓만 하다보면 제2, 제3의 송파 세 모녀나 증평모녀 사망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일종의 긴급지원시스템을 만들어 도움을 주고 난 뒤 절차와 규정 등을 따져 그 사람에게 맞는 복지수혜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제도 개선과 함께 경제적으로 긴급한 상황에 처한 이웃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

 

증평모녀 사망사건 당시 모녀가 살던 아파트 우편함에 쌓인 카드연체료와 각종 공과금 체납고지서 등은 위기가정임을 알리는 사인일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세심하게 주변에서 살폈더라면 경제위기가정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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